송결칼럼 – 땅콩리턴의 대참사(38)

2014.12.15 12:05:22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일명 ‘땅콩 리턴’ 파문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해 세계의 항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한항공 '땅콩 리턴' 명령 조현아의 갑질은 나라 망신의 대참사로 국내뿐이 아니었다. 


사상초유의 비행기 후진 사건에 영국 BBC와 가디언, 프랑스 AFP 통신, 미국 CNN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도 조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태를  대서특필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뉴욕에서 인천 발 대한항공 여객기 일등석에 탑승했다. 승무원이 기내 서비스 때  땅콩(마카다미아 너츠)의 봉지를 뜯지 않고 그대로 주었다는 것을 문제 삼아 한바탕 난리를 쳤고, 결국 이륙하려던 항공기를 되돌려 항공기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을 내리게 한 사건이다.


즉, 회사 부사장이라고 할지라도 항공기 탑승 시는 기장과 사무장의 통제를 따르는 승객일 뿐이며, 업무에 관한 지적은 회사 내에서 자기들 끼리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따라서 기내소란, 항공기 운행 방해와 같은 이런 행동은 항공기 안전에 관한 항공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또한 국제적 망신과 함께 승객의 안전을 책임 진 항공기 승무원을 개인 하인처럼 막 대한 것도 큰 문제지만 자신으로 인해 불편을 감당해야 했던 고객(승객)들에 대한 태도 역시 안하무인 호갱으로 보는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변명과 임시변통으로 급급했던 조부사장은 부친인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됐고 사법당국의 조사까지 받게 됐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을 국토부로 출석시켜 ‘땅콩리턴’ 사건의 대질 심문을 벌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탑승 전 저녁자리에서 지인들과 함께 와인 1병을 나눠 마셨다”며 “조 전 부사장은 당시 마신 와인이 몇 잔에 불과, 소량이라고 진술했다”고 14일 말했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은 폭행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조사 후 기자회견에서도 “사무장 폭행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사무장은 검찰 조사 등에서 조 전 부사장이 폭행과 욕설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사무장은 “사건 후 대한항공 직원들이 집으로 찾아와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은 대한항공 출신 기장과 사무장이라 회사와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라며 ‘사무장이 매뉴얼을 숙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자신이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바로 앞자리 일등석에 탔던 승객 박 모 씨(32•여)도 서울서부지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박 모 씨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일반석 승객들이 소리가 나는 곳을 다 쳐다볼 정도였으며, 조현아 전 부사장이 승무원에게 태블릿 PC로 매뉴얼을 찾아보라고 했고 무릎을 꿇은 채 매뉴얼을 찾는 승무원을 조 전 부사장이 일으켜 세워 승무원의 어깨 한 쪽을 탑승구 벽까지 거의 3m 밀었다. 


처음에는 여승무원만 내리라고 했다가 남자 사무장에게 ‘그럼 당신이 책임자니까 당신 잘못’이라며 사무장을 내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승무원들이 ‘내부적인 일’이라고만 해 더는 물어보지 않았는데 기사를 보고 고작 그런 일 때문에 비행기를 돌려야 했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해 스트레스를 받고 온 14시간이 너무 화가 나서 콜센터에 전화해 항의했다고도 밝혔다.


사실 매뉴얼대로 라면 일단 봉지를 보여주면서 드시겠습니까? 의사를 묻고 손님이 달라고 하면 종지에 담아 음료와 같이 주는 것이다. 결론은 승무원은 틀린 게 없다. 조현아는 자기가 만든 매뉴얼도 기억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현아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첫째 딸로 재벌 2세다. 나이 40에 아버지 잘 만난 신분 덕에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그간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이다. 


'오너 리스크(Owner Risk)'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기업의 위기요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대기업에는 홍보 전문가 또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있지만 ‘오너 리스크’에 위기관리 대응을 전문가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봉건적 구조로 인해 항상 이렇게 기업이 입는 데미지가 큰 것이다. 


이번 사건은 조현아가 서둘러 국민 앞에 머리숙여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깨끗하게 모든 직에서 물러났어야 했다. 


낮은 곳에서 조용히 사회봉사하면서 자숙하고 자성해야 그나마 어느 정도 국민감정이 누그러질 텐데 이미 기업 위기관리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한 블라인드 이용자(대한항공 직원)가 블라인드에 오른 글을 외부로 유출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며 이렇게 급속 확산과 더불어 사회 문제화 된 것이다. 


조현아가 단숨에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조현아에 대한 후속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워낙 조현아는 대한항공 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악명 높았다고 한다. 


그런데 조현아 사태는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조현아는 자기 자신이 신속하게 사과했어야 하는데도 대한항공 홍보실을 통해 9일 사과문을 대신 내보냈다. 사과문 내용이 더 가관이었다. 조현아를 두둔하고 사무장에게 책임을 미루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사과문을 보면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을 어기고 경영자라는 이유로 해당 사무장을 부당하게 내리게 한 월권행위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또한 기장이 승무원을 지휘 감독하지만 객실승무원을 전체적으로 통솔하는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조치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승무원 교육이 필요한 게 아니고 해당 임원의 인격 수양 및 윤리의식을 고치야만 될 것 같다.


진짜 내려야 될 사람은 사무장이 아닌 기내소란 승객인 부사장이 내려야하는 데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직위를 이용해 철부지 짓거리 해놓고 문제가 되니까 기장한테 책임 떠넘기고, 정말그 자리에 앉을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이란 것이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조 전 부사장이나 그의 아버지 조회장은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해 지금은 사과하고 용서를 빌지만, 사무장과 해당 승무원의 앞날을 보장받는다는 것이 어리석은 짓인지도 모른다. 정부에서 아니면 우리국민들이 철저히 수시로 감독해 희생양이 된 그들을 보호하는데 함께 눈과 귀가 되 줘야 될 것 같다.

문화투데이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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