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결칼럼 – 아기 돌잔치(37)

2014.12.08 08:58:05

돌잔치는 아기의 첫 생일을 축하하는 한국의 전통 문화다. 돌잔치의 '돌'은 12개월을 한 바퀴 돌았다는 뜻이다. 


이 의식은 새로 태어난 아기의 앞날이 번영하기를 기원하는 한국인의 풍습이다. 1988년 개정된 표준어 규정 제6항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에서는 한때 태어난 날의 뜻으로 '돌'로 쓰고, 주기의 뜻으로 '돐'로 썼으나 이렇게 구분하는 일은 인위적이고 불필요한 세분화라고 판단해 현행 표준어 맞춤법에서는 모두 "돌"로 쓰는 것으로 통합됐다.


돌날 아침에 삼신상을 차려 아이의 명복을 빌고, 가족이나 일동이 미역국과 쌀밥으로 조반을 마친 다음 돌잔치를 시작한다. 돌맞이하는 아이는 돌 옷을 예쁘게 차려입고 준비된 돌상 앞에 앉는다. 


사내아이는 저고리와 바지에 조끼·마고자·두루마기를 입히고, 그 위에 남색 쾌자를 입힌다. 머리에는 복건을 씌우고 발에는 수를 놓은 타래버선을 신긴다. 가슴에는 돌띠를 두르고 허리에는 돌 주머니를 채워준다. 


여자아이에게는 색동저고리와 다홍의 긴 치마를 입히는데, 당의를 덧입히기도 한다. 머리에는 조바위나 굴레를 씌우고 발에는 타래버선을 신긴다. 가슴에는 역시 돌띠를 매주고 치마말기에 돌 주머니를 채워준다.


돌상은 안방이나 대청에 차리는데 각종의 떡과 과일을 풍부히 올려놓고 그 밖에 강정·약과·약밥·고기·생선·전 등도 많이 차려 놓는다. 특히 돌 음식으로는 국수·백설기·수수팥떡 등 장수와 무병, 부정을 막는 의미의 음식이 차려진다. 돌맞이 할 아이는 병풍을 쳐놓은 곳을 뒤로 하고 돌상을 향하여 앉게 된다.


앉을 자리에는 흰 무명 한 필을 접어서 방석같이 해놓는다. 아이의 전면에는 부모와 형제자매·일가친척·하객들이 모여서 아이를 바라본다. 돌상 아래 바닥에는 여러 가지 물건을 질서 없이 놓아둔다.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쌀·돈·책·붓·먹·두루마리·활·장도·흰실타래·대추·국수·떡 등을,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쌀·돈·책·붓·먹·두루마리·바늘·인두·가위·잣대·흰실타래·대추·국수·떡 등을 놓아둔다.


아이는 이것들을 집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에 집는 것으로써 그 아이의 성격·재질·수명·재복·장래성을 점쳐본다. 이러한 행사를 돌잡히기라고 한다. 책·먹·붓·두루마리를 먼저 집으면 학문에 힘써 과거에 등과하여 벼슬을 할 것이라고 보고, 쌀·돈을 먼저 집으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활·장도를 먼저 집으면 무관이 될 것이라 하고, 실과 국수를 먼저 집으면 장수하리라고 본다. 대추를 먼저 집으면 자손이 많으리라고 보고, 떡을 먼저 집으면 미련하리라고 보고, 바늘·가위·자·인두를 먼저 집으면 바느질을 잘할 것이라고 본다.


부모와 가족들은 아이가 잘 살기를 바라서 쌀과 돈을, 공부 잘하기를 바라서 책·붓 등을, 명이 길기를 원해서 실과 국수를, 바느질을 잘하게 하기 위해서 바늘·인두 등을 가까운 데 놓아두기도 한다. 


돌날에는 떡을 쟁반이나 대접에 담아서 이웃집에 돌떡을 돌린다. 돌떡을 받은 집에서는 떡을 가져온 그릇에 돈·쌀·실타래 등을 넣어 답례한다. 돌날에는 일가친척이며 친지들이 많이 와서 축하를 하고 주식과 떡을 대접받는다.


이 때 축하객들은 돈·쌀·실·수저·밥그릇·밥상 등의 축하품을 가지고 온다. 외할머니나 고모 같은 근친자는 옷·반지·수저·포대기·돈 등 다른 축하객보다 값이 나가는 선물을 한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금으로 된 반지나 목걸이 등을 선물하는 것이 통례로 됐다.


그런데 이 돌잔치가 현재는 이상한 형태로 변형돼 레스토랑이나 대형 외식 식당 같은 데서 진행된다. 물론 한정식 집을 빌려서 코스 요리로 나오는데도 있다. 돌잔치 사회자라는 전문 MC도 생겨 한바탕 시끄러운 이벤트가 진행된다. 


별별 이상한 말장난과 되지 않는 언변으로 참석한 내빈들의 눈살을 찌 뿌릴 때도 많다.


최근에 아이들 돌잔치 가보면 결혼식의 축소판 같은 화려한 돌잔치도 적지 않다. 이런 돌잔치는 대개 패키지 상품으로 비용이 수백만 원에 이른다. 


올해 돌 패키지 상품을 출시한 서울의 한 유명 호텔에서는 50명 기준 (식사비 포함) 350만 원 이다. 기본 돌상에 사진 전시용 테이블, 와인과 꽃, 돌 전문 MC까지 포함됐는데, 이 제품 구성에 따르지 않으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이처럼 돌잔치가 이상야릇하게 허례허식의 대표적인 잔치로 변형되고 있다. 대형 외식음식점의 한 부분을 빌리고 음식은 뷔페식으로해 호화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재미를 곁들인 축하연을 진행한다. 


너무나 큰 외식집이라 여기저기 다니면서 음식을 찾아 몇 접시 갔다먹고, 또 음식 찾아 헤메일수 밖에 없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접시 들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것이 거지 구걸하는 것 같다.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은 누가 가져다 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기가 선호하는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 음식석상에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니 먼지가많아 비위생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는 시끄럽고 산만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해 울고 웃고 야단이다. 또한 사진한번 찍으려고 카메라맨은 별별 쇼를 연출한다. 이모든 연출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지만 옛날 돌잔치의 환경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한 육아사이트에서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봤더니 돌잔치를 한 가구 가운데 30%가량은 100만 원대를 지출한 것으로 답했으며 200만 원대를 지출했다고 답한 가구도 33% 정도를 차지했고, 3~400만 원대 이상을 지출한 가구는 17%였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돌 패키지로 잔치를 치르고도, 정작 만족 못 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필요한 것만 대여해서 사용하던지, 한국적으로 진행하는 실속형 돌잔치가 됐으면 한다.


태어난 자체를 축하해주는 거니까 가족끼리 모여서 축하해주는 것 자체에 더 의미를 두어 돌 패키지 마케팅 홍수 속에 부담은 줄이고 탄생의 기쁨을 찾아 실속형 돌잔치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문화투데이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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