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쏟아지는 6월 2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낙원동 악기상가와 허리우드 극장이 있는 탑골 공원 후문에 위치한 해동범음대학을 찾았다. 범음(梵音)이란 범패를 말하는데, 불교에서 석가여래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라는 뜻인데, 절에서 재(齋)를 올릴 때에 부른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절에서 스님들이 행하는 염불을 의미한다. 염불은 절에서 배우는 것이 정상이지만, 사실은 절에서 염불을 가르치는 것이 불과 두 세군데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불교는 오랫동안 사찰에서 불교전통의식을 익혀 각종 의식이 집전되어 왔으나 일제를 거치면서 해방 후 혼란기와 불교 내부 다툼으로 인하여 불교전통의식의 맥이 쇠퇴해졌다. 사찰에서는 소수의 범음.범패 승과 일부의 사찰에서만이 불교 전통의식을 봉행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해동불교대학 학장이신 조계종 원로의원 장이두 스님께서 전통 불교의식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인간문화재이신 박송암 스님으로부터 불교전통의식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아 효동범음대학 교무처장과 교수를 역임한 정대은 스님을 교육원장으로 초빙하여 학인들을 지도하게 되었고, 이것이 의식교육의 첫 초석을 놓는 것이 되었다. 해동불교 범음대학은 1991년 해동불교대학 부설 불교의식교육원으
대전에서 무궁화 열차로 10분이면 닿는 곳이 충북 옥천역이다. 옥천역에서 택시로 10분 정도 달리니 보인사 토굴이 나타났다. 행정구역은 충북 옥천군 동이면 동이농골길 52-38이다. 보인사란 조그마한 암자 간판이 나타났는데, 절이라고 할 것도 없는 그야말로 농가 토굴이다. 왜, 필자가 이런 농촌의 조그마한 암자를 찾아갔는가 하면, 30여 년 전부터 소식이 끊긴 동광 보인 스님을 얼마 전 천안의 한 절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어서이다. 천안에서 행사가 끝나자 스님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아서 전화를 했더니, 일찍 출발했다고 한다. 이유는 모레가 팔순(八旬)이어서 준비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떴다고 했다. 팔순이란 말을 듣자, 안 가볼 수가 없어서 일단 방문하기로 하고 대전 가서 무궁화 열차로 환승해서 보인암 까지 갔더니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풍문에 듣기로 서울 지역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서울 생활도 접고 계룡산에 있던 암자가 철거되고 해서 일종의 귀촌(귀농)한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자리 잡고 농사도 짓고 과일나무도 돌보면서 토굴 생활을 한다고 했다. 팔순 선물로 찾아 온 소님들에게 《육조단경》과 《약사경》을 선물로 주었다. 보인(동광은 법호) 스님은 농
지난 3개월 동안 우리나라는 이른바 정치적 퍼포먼스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대통령선거와 지방 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연이어 있다 보니, 국민은 선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정치적 행보와 무관한 나에게까지도 선거바람이 불어올 정도였으니, 대선(大選)과 지선(地選)은 이제 국민과 떨어질 수 없는 문화가 되었다. 대선 때의 일이지만,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선수를 쳐서 누구누구를 지지한다는 발 빠른 선언을 하고 공개 지지를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누가 될 것인지 눈치를 봐가면서 처신하는 분들이 있기도 하고, 후보자의 호불호(好不好)에 따른 자가 발전적 행보를 보이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부류 등, 그야말로 천태만상이었다. 처음엔 과거에 흔히 보던 구태의 선거방식이 잠깐 눈에 뛰더니 금방 사라지고 그야말로 언론과 소셜네트워크(SNS)에 의한 여론 형성전으로 급속하게 변해 갔다. 과거에 보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선거판 행태가 급속히 자취를 감추고 새로운 선거 트렌드(경향)로 변했다. 각 정당에서도 선거판이 이렇게 변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 같다. 사실, 이번 ‘국힘의 승리’는 이준석이라는 30대 당 대표의 마인드와 활약이라
[뉴시니어 = 보검스님 기자] 밀양시 초동면 덕산리에 소재한 남경득 한지공예박물관을 얼마 전에 지인들과 방문했다. 부산에서 이곳 밀양시 초동면 덕산리로 옮겨와 수십 년을 살면서 공예제작과 후진 양성에 몰두하는 남경득 한지공예명장인은 이 분야에서 모르는 분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매년 대한민국 공예.회화예술대전을 11월 초중순경 전국을 순회하면서 개최하고 있는데, 제17회, 18회, 19회는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개최했다. 사단법인 한국문화예술진흥회는 매년 전국규모의 예술대전을 개최하는데, 남경득 명장인은 대회운영위원장 겸 공예예술위원장을 맡아서 대회를 총괄하고 있다. 남경득 명장인은 한지공예를 수십 년 째 제작해오고 있으며 문하에 많은 제자들을 두고 있다. 남경득위원장은 “ 지난 2년간 코로나 19와 싸워오면서도 변함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창작활동을 해 온 공예인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남경득 위원장은 “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뛰어난 손재주와 장인 정신으로 아름답고 실용적인 공예품들을 많이 생산하였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유무형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면서 발전시키기 위하여 많은 분들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남 명장인은 “ 산업혁명이후 대량생산.
불기 2566년 5월 8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전국의 1만여 사찰에서는 일제히 봉축 법요식이 봉행됐다. 전국 사찰에서는 아기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고 관정(목욕)의식을 하면서 봉축 메시지를 전했다. 연등을 켜서 어리석음의 어둠을 물리치고 지혜광명이 온 누리에 퍼지도록 염원하는 등불을 밝히면서 이 세상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발원했다. 필자는 현재 고정 적으로 머무는 절이 없어서 고향에 모셔놓은 해수관세음보살상 앞에서 간단한 의식을 집전했다. 무애 이승현 거사의 발원과 후원으로 세운 해수관세음보살상이 모셔진 땅 끝 어룡도 당제산 여의암에 가서 간단한 의식을 집전했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6시에 승용차로 출발하여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이다. 그러나 기분이 너무나 상쾌하다. 신앙심이란 사람을 기운이 나게 만든다. 장시간 여행이지만 피로감도 느끼지 않으면서 해수관세음보살상이 있는 여의암까지 단 숨에 달려갔다. 승용차로 가서 송호리 해수욕장 선착장에서는 자동차 엔진이 부착된 조그마한 배를 타고 이동해야하는데,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린 시절 풍선(風船)을 타고 돛이나 노에 의지하여 다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할머니는 달마산
5월 8일은 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 날이자, ‘어버이 날’이기도 하다. 부처님 오신 날은 국정 공휴일로 1975년에 지정되었다. 예수탄신일은 1945년 미군정청 시절에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부처님 오신 날’을 2017년 이전에는 ‘석가탄신일’로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석가 탄신일은 예수탄신일에 비하여 30년 늦게 그것도 소송을 통하여 국정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그 명칭도 처음에는 석가탄신일‘이라고 하였고, 약칭하여 ’석탄일(釋誕日)‘이라고 불렀다. 의미는 석가모니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공휴일로 지정하여 국민들이 쉬면서 석가탄생을 축하 한다는 것이 근본 취지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사월 초파일, 그냥 초파일로 불러 왔다. 1975년 대통령령에 의해 석가탄신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불교계에서 "석가는 샤카라는 인도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고 현재 한글화 추세에 따라 ‘부처님 오신 날’이 공식 명칭으로 더욱 적합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바꿔줄 것을 요구하였고 대통령 보궐선거 기간인 2017년 5월 3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문재인 후보는 "내년에는 부처님 오신 날로 인사드리겠다."고 했고 문재인 정부가
국민 모두가 선거에 열광했다. 어디를 가나오나 정치 이야기였다. 정책이나 대한민국의 비전 보다는 양당 후보의 호불호(好不好)에 대한 개인 문제에 토를 다는 것이 대세였다. 이럴 때마다 나는 국민의식 수준을 생각하게 됐는데, 세계 경제대국의 반열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쟁점이 이정도 밖에 안 되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였다. 양당의 후보자가 선거운동을 할 때만 해도 대한민국이 시끌벅적하더니 3월 10일 결과가 난 다음, 대통령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내각명단이 발표되자 지금은 정부 각료들의 청문회가 이슈다. 0.73%라는 근소한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윤석열 당선자가 48.56%를 득표, 이재명(득표율 47.83%) 후보에 0.73%p를 앞선 것은 우리나라 선거 사상 초유의 일이다. 윤 당선자는 검찰총장의 출신으로, 총장 사퇴 1년여 만이자, 정계 입문 9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근소한 차이지만 일단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윤석열 정부를 구성하고 이끌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은 법적으로 당연하다. 취임도 하기 전에 너무 빠르게 어떤 사태가 올 것 같이 예단하는 것은 어딘지 정치 도의상 옳지 않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 15대 종정 취임 법회가 지난 3월 30일 오후 2시 한국불교 1번지인 조계사에서 3천 여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조계종은 물론 불교계 종교계 주요 인사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정계의 중량급 인사들까지 참석한 무게감있는 종정 취임 법회였다. 모든 종교에는 그 종교의 수장이 있다. 종교의 성립이 교주(敎主) 교리(敎理) 구성원(신도)인데, 교주의 대를 잇는 자리는 종교마다 이름이 다양하다. 불교를 예로 들자면 석가모니 이래로 많은 종파가 명멸했고, 불교국가에 따라서 최고 수장의 명칭이나 성격이 변화해 왔다. 남방 상좌부 불교는 주로 동남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는데, 스리랑카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지이다. 이들 나라는 대체로 인도에서의 상좌부 부파의 전통을 따르는데, 계맥(戒脈)을 중시한다. 그러므로 석가모니 직계제자인 우팔리 존자로부터의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율맥(律脈)에 근거하여 승단의 최고 수장(首長)을 선출한다. 동아시아 불교권인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은 경전(經典)에 의한 교맥(敎脈)에 따라서 승단의 최고 지위에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 왔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경전이나 논장(論藏) 위주의 학맥(學脈)이 한동안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픈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건강이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나이 들면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최고라느니, 건강이라느니 친구라느니 각자의 인생관 세계관 처해 있는 환경 등 자신의 관점에서 최고의 가치관을 말한다. 대체로 돈도 필요하고 친구도 필요하지만 건강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건강해야 행복하고 보람찬 노후를 보내게 될 터이니 말이다. 대개 사람들은 건강에 관해서 의사의 조언을 존중한다. 또한 신문이나 TV에 출연하는 건강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인다. 그런데 명상이 건강에 좋다고 말하면 잘 믿지 않는다. 요가(yoga)도 사실은 우리나라에 진즉 소개되었지만, 미국에서 좋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수련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 알맞은 운동이라고 하니까, 많은 여성들이 따라하고 있다. 이 요가도 미국의 유명 여성 인기 스타가 좋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한동안 요가가 유행했다. 명상도 몸에 좋고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열성인데, 사실은 이런 불교의 명상법은 우리나라에는 신라, 고려 시대에 이미 들어와서 유행했는데 일반인들은 산중에 있는 스님들의 전유물로 생각해서 관심 밖으로
마음이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존재이다. 우리는 보통 육단심(肉團心)을 마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대체로 네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사종심(四種心)이라고 하는데, 육단심肉團心), 집기심(執起心), 연려심(緣慮心), 자성심(自性心)이 그것이다. 첫째, 육단심은 육체에서 나오는 마음이다. 육단심은 육체의 감각으로 생기는 마음 때문에 아프면 소리를 지르고 고달프면 짜증을 내고, 건강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말하자면 희로애락이 즉각 나타나는 마음이다. 두 번 째, 집기심은 집착심을 말한다. 어딘가에 목적을 두고 집요하게 집중하는 마음이다. 세 번 째, 연려심은 눈에 맞으면 사랑하고 맞지 않으면 미워하는 추한 마음이다. 환경 여하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변하는 마음이다. 넷째, 자성심은 우리의 기본 양심이다. 그렇지만 이런 정도의 마음은 우리 인간의 보통의 마음 단계요 차원일 뿐이다. 불교는 욕계, 색계, 무색계, 출세간이라는 특유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일어나는 장소로 세상을 분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욕계(欲界)라고 하는데, 이 사바세계는 욕망으로 가득한 세계이다. 무엇하나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없는 세계가 바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