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이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적이 없는 것 같다. 마스크 세상이 되고 보니, 말이 금(金)이 아니라, 자칫하면 화(禍)의 원인이 되는 것 같아서 모두들 조심하는 것이 최근의 사회 분위기다. 옛 속담에 ‘구시화문(口是禍門)이니 수구여병(守口如甁) 하라’는 말이 있다. 구시화문은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고도 하는데, 입은 화를 불러 오는 재앙의 문이 될 수 있으니 입 조심하라는 뜻일 것이다. 사실, 최근 이 말처럼 실감나는 단어도 없을 것 같다. 말을 하고 싶어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말을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당장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어서 가능하면 입을 닫고 살아야 하는 답답한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입 다물기를 병마개 막듯이 하지 않으면 당장 위험에 노출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오나가나 코로나-19 이야기이고,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코로나-19가 화제다. 우리 같은 시니어들은 특히 코로나-19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 활동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 받고 있다. 사회분위기와 삶의 패턴이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는데, 막상 당하고 보니 바이러스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바이러스란 놈이
옛날 옛적에 깊은 산골 외딴집에 사는 노부부에게는 ‘도라지’라는 어여쁜 외동딸이 있었다. 어느 날 뒷산 길목에서 나물을 캐던 도라지는 언덕바지 돌부리에 걸려 미끄러졌는데…. 잠시 기절을 했던 듯, 눈을 떴을 때는 낯선 총각의 눈과 딱 마주쳤다. 너무 놀란 도라지는 벌떡 일어났으나 비틀거려 다시 총각의 무릎에 주저앉고, 총각은 얼결에 그녀를 보듬었다. 그들의 만남은 숙명인 듯, 수줍은 도라지와 약초 캐는 산골총각의 사랑은 그렇게 싹이 트면서 저녁놀에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동안 집에서 딸자식만 기다리던 부모님은 도라지를 찾아 나섰다가 산골총각과 나란히 앉아있는 걸 보고 기가 찼다.무조건 잡아끌어 집으로 데려다 놓고 금족령을 내렸지만 걱쩡이 태산이었다. 그날 밤 부부는 도라지가 시집갈 때가 되어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필 부모도 없이 뒷산 움막에서 약초나 캐다 파는 총각에게는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신랑감을 구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결혼식 날짜까지 정했지만 도라지의 속사정은 아무도 몰랐다. 도라지는 그날 이후 총각이 너무 보고 싶어 애를 태우며 매일 눈물만 흘렸다. 결국 결혼식을 나흘 앞둔 봄날 아침 숨을 거두면서 유언 같은 한 마디를 남겼다. “제
[뉴시니어 = 구재숙 기자] 우리 국민들은 대단하다, 은근과 끈기가 장하다고 생각한다. 금방 멈 출 줄 알았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 장기화 되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은 한층 더해지고 있다. 국민 모두가 염원하는 것은 빨리 백신이 개발돼서 코로나를 잡는 일이다. 그렇지만 백신 개발만 믿고 있다가는 부지하세월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강구해서 국민 스스로가 예방과 방역의 노하우를 찾는 것이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올바르게 하고, 거리유지 준칙 잘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면에 제약을 받기는 하지만 이럴 때는 온천욕도 코로나로부터 벗어나는 좋은 피난처가 된다. 나는 평소에 수안보 온천을 즐겨 다녔는데, 최근에는 띄엄띄엄 다니면서 그나마 피로를 풀고 있어서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수안보온천은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온천리에 있는 천연 온천수이다. 조선왕조실록 등 자료에 의하면 조선 세종 대왕의 부마였던 연창위 안맹담 과 세조 때의 우의정 권남 등 여러 선비들이 수시로 모여들었으며 온정 거리가 사시사철 붐볐다고 했다. 수인보 온천은 충주 시내에서 21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수질은 단순 알카리성으로 무미, 무취이며, 매우
나는 입는 옷에 대해 비교적 까탈스러워 출근할 때마다 다른 옷이 없냐며 아내가 불편하게 옷 투정을 하는 편이다. 이것도 내림인지 어릴 적의 딸을 유심히 보면 딸도 나처럼 새 옷만 좋아해서 학교 갈 때마다 옷 투정을 해 나의 유년시절을 보는 것 같아 피는 ‘못 속이는구나!’ 하고 자주 빙그레 웃곤 했다. 나는 옷과의 사연에 아내와 얽힌 이야기가 있다. 복지부 공무원 초임시절 가족계획업무를 담당했는데 정부의 가족계획시술과 홍보를 맡고 있는 가족계획협회에서 ‘가정의 벗’ 월간지에 ‘행복’이라는 주제로 원고청탁을 받아 기고한 적이 있었다. ‘연두색 원피스’라는 제목인데 기고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육사졸업 후 전방에 배치 받아 동원예비군 교육을 하는데 교육생 중 생도 때 은사인 독일어교수를 만났다. 교수님은 주변에 내 제자라며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교육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데 자기 집인 방배동 아파트에 초대를 했다. 교수님은 혈혈단신으로 월남하여 가족이라곤 부인 하나뿐인데 마침 임신을 해서 연두색 원피스를 입고 장독대에 엎드린 부인의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는 애기를 했다. 나도 결혼을 하여 아내가 임신을 하면 반드시 연두색 원피스를 사주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세
[뉴시니어 = 구재숙 기자] 노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노래라는 여흥이 없다면 삶이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더구나 요즘 같은 숨 막히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긴장감이 도는 사회 분위기에서 노래, 특히 트로트는 없어서는 안 될 보약 같은 스트레스 해소제다. 미스트롯의 송가인, 홍자 등은 너무나 우리에게 친숙한 가수가 되었으며, 미스터트롯 멤버들의 활약은 어느 장르의 연예인들보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는 트로트가 빠지면 흥미가 없어서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려버리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트로트 열풍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되는 순간 이들의 활약은 전국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듯 싶다. 이제 한국 트로트의 역사를 마무리할 결론 부분에 이르렀다. 설운도, 현철, 태진아, 송대관이라는 트로트 4인방의 인기는 절정이며 이들의 몸값은 여전하다. 최근 등장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과 하모니를 이루면서 더욱더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데, 트로트계의 전설 남진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젊은이들과 무대에 서고 있다. 한국 트로트계는 ‘90년대를 지나면서 다소 침체된듯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김혜연이 새로운 세미
사람들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혀 있다. 누구나 갖는 생의 욕구다. 그래서 건강과 장수를 위한다면 세계 어디라도 찾아가보는 열정을 갖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무슨 음식이 몸에 좋다면 너도나도 먹어보려고 한다. 또 어떤 지역이 건강에 좋다고 하면 모두들 가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몰랐던 정보들인데, 요즘은 인터넷 발달로 세계 구석구석이 다 드러나고 있다. 세계 장수촌 1위로 떠오르는 곳이 파키스탄의 훈자 마을이다. 세계의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길이 막혀 있다. 이 훈자 계곡은 파키스탄의 길기트-발치스탄이란 지역인데 오지 중의 오지다. 북서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의 와한 회랑, 북동쪽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남동쪽으로는 인도의 지배하에 있는 잠무 카슈미르 주와 국경을 접한다. 카라코람 산맥 영역의 중심과 서부 히말라야 산맥을 이루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들이 여럿 존재한다. 북쪽에는 파미르 고원이 있으며 서부에는 힌두쿠시 계곡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가운데 하나인 K2와 낭가파르바트 등이 이곳에 있다. 그래서 이곳을 가려면 여간 어려운 발걸음이 아니다.
[뉴시니어 = 구재숙 기자] 요즘 트로트가 아니면 대화가 안 된다. 사석에서나 공석에서나 오직 트로트다. 티브이 채널도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이 아니면 별 관심이 없는 듯, 채널을 돌려버린다. 트로트가 정말 이렇게 까지 인기절정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오직 TV조선의 몇몇 프로듀서들만이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과감하게 프로그램을 편성, 대박을 터드린 것이다. 국민들의 가려운 마음을 긁어 준 것이다. 미스트롯 경연에서 서서히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결국에는 미스터 트롯으로 절정에 달했다. 게다가 우연치고는 너무나 공교롭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사회 분위기는 냉각되고 말았는데, 미스터트롯이 틈새에서 큰 역할을 했다. 시청률 35%를 기록할 정도였다. 어디를 가나 트로트가 아니면 화제가 되지 않았다. 파급력은 대단했다. 지금도 많은 국민들과 노래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트로트 가수들의 얼굴이 각인되어 있어서 어른거릴 정도다. 인기(人氣)는 소수의 집단이나 전문가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사용하거나 소유하게 되는 사회현상이다. 이것을 대중화라고도 한다. 대중화는 소수의 집단이나 전문가에게만 보급되어 있던 사물이 대량생산 등을 통한 가격하락으로 시작된다. 몇몇 지식
누구나 건강하게 살다가 무병으로 자는 듯이 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인생사 다 그렇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또한 사람의 일이다. 요즘 같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사는 어떻게 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보람되기도 하는 삶이다.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100세 까지 살면 얼마나 좋으련만 인명은 재천이라, 정해진 일정이 없다. 사람이 존재하는 데에 먹고 사는 일이 큰일이다.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데, 사람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보니 너무 소홀하게 여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예로부터 선인들은 말하기를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건강하다고 했다. 먹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면 이 또한 불행한 일이다. 반면에 너무 좋은 음식만 먹어서 영양과잉이 된다면 이 또한 몸에 이롭지 않다. 잠도 적당한 시간을 자야 하는데, 수면장애를 일으키면 몸에 좋지 않음은 정한 이치다. 배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세 가지가 잘 이루어지는 것을 삼쾌(三快)라고 해서, 건강의 척도로 삼기도 한다. 식사 습관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에 대해 사람이나 문화에서 형성한 습관적인 결정을 말한다. 인간은 동물성과 식물성 음식을 모두 먹을 수 있는 잡식성 동물이지만, 많은
엊그제는 정말 더웠다. 여름이 빨리 온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기상이변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예년 같지가 않다. 더우면 덥다고 난리고 추우면 춥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다. 한평생 살아가는 일이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대단한 것 같기도 하다. 뉴시니어들에게는 한 때 열과 성을 다해서 살아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인생의 고달픔도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가 않고 그렇다고 달콤하다고 해서 뭐 별로 반갑지도 않은 것이 뉴시니어들의 인생관이요 생활관이다. 그렇지만 뉴시니어들에게도 여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더위가 귀찮고 짜증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피서법을 개발해서 한 여름 무더위를 잘 넘기는 지혜를 발휘했는데, 각자의 인격과 형편과 수준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계곡 같은 데 가서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근처의 약수터에서 떠 온 물로 차도 끓여 마시고 독서를 하면서 돗자리위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몸놀림을 하기도 하고 심심하면 합죽선을 접었다 폈다하면서 바람도 없는 공중에 파문을 일으키는 수고를 해보기도 하는 낭만적인 신선놀음이 최고일 것이다. 이 정도면 신선(神仙) 정도가 돼야 누릴 수 있
[뉴시니어 = 구재숙 기자] 우리 한민족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즐긴다'고 중국 고대사서나 우리 역사서에서 기록하고 있다. 동아시아권에서 살아가는 중국인이나 일본인과 다른 민족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한민족이다. 만주·몽골족 더 거슬러 올라가 우랄알타이어족 계통의 민족성과 통하는 면이 있다. 한국인은 한(恨)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무엇이 그렇게 가슴에 엉킨 것이 많았던지 모를 일이지만, 이민족들에 비해서 어질고 착한 성품에 인간미 넘치는 심성을 갖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음악 장르 중에서도 트로트가 한국인의 정서에 너무나 잘 맞는 장르가 아닌 가 한다. ‘울고 웃는 인생사, 노래와 삶’ 시리즈 5탄의 말문을 열어가 보자. 전회에서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를 소개한 바 있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가요계는 트로트라는 뽕짝 시대가 열렸는데, 1960년대 중반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트로트와 뽕짝이라는 말이 혼용 되었고, 이 가운데 뽕짝을 왜색(일본)풍이라 하여 다소 낮게 보는 풍조가 있었다. 그렇다보니 뽕짝이냐 트로트냐 하면서 섞어서 사용하다가 점차 트로트라는 말로 대체됐다. 하지만 뽕짝이란 말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LP판의 시대에 접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