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문학과의식',‘2020 신인상’ 당선작 소설 '사랑행전' 김선기 목사 수상

[뉴시니어 = 구재숙 기자]  '문학과의식' 공모 장편소설 ‘사랑행전’이 당선되어 지난 14일 세종문화회관 설가온 아띠홀 신인상 시상식 및 ‘사랑행전’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시상식에는 김선기(장편소설부문) 소설가, 단편소설 부분 여산. 안혜숙 '문학과의식' 발행인 겸 소설가,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손해일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과 시인 작가 평론가 등 문단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 신인상 수상자들을 격려하면서 축하의 자리가 마련됐다.

 

 

신간 '사랑행전(行傳)'은 한민족의 해방 전후사를 거쳐, 60~70년대의 불운한 가족사와 그 가운데 군에 입대한 훈련병과 간호장교의 진솔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 날 무심코 길을 걷는데, 길가에 핀 아름다운 꽃이 나를 사로잡고 놓아 주지 않을 때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그 꽃은 중원 씨의 몸 안에 있었던 수분이 피운 꽃일 테니까요. 어는 날 무심히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해바라기만한 꽃구름이 떠 있거들랑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그 꽃구름은 중원 씨의 몸 안에 있었던 수분이 빚은 작품일 테니까요.

-사랑행전, p235

 

수현씨, 나는 태어날 때 그림자가 없었습니다. 그림자가 없었으니 유령과 같은 존재였지요. 존재감이라는 것을 따지고 살아갈 만한 건덕지가 없었답니다. 그림자는 실체가 있다는 증거지요. 그런데 나는 태어날 때부터 그림자가 없었으니 존재를 거부당한 잉여인간 같은 것이었지요. 그런 내게도 언제부턴가 그림자가 생겼답니다. 내가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 밀착 동행하는 그림자말입니다. 그 때가 언제인 줄 아십니까? 수현씨를 만날 때부터랍니다. 수현씨를 만나고 사랑할 때부터 내게도 그림자가 생겼답니다.

-사랑행전, p245

 

특히 후반부에 나오는 어머니 이야기는 진한 감동을 준다. 연좌제라는 비운의 가문을 한 몸으로 견디며 살아낸 어머니의 모성적 사랑과, 급기야 신앙으로 이어가는 설정이나 대사는 절절하게 와 닿는다. 또한 책머리에 간호 영관장교 출신으로, 팔순에 접어든 아내에게 바친다는 진솔한 고백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문학평론가인 건국대 김선주 교수는 "사랑하는 자를 추도하는 것은 부활과도 닮았고, 모든 고난이 해원(解冤: 원통한 마음을 풂)으로 바뀔 만큼 진실한 힘을 도래시킨다"며 "진실한 사랑에 동참한 자는 누구라도 부활할 수 있고, 이상향에 닿으리라. 사랑을 닮은 무결점의 '다이아몬드'가 이 소설에 가득히 쌓여 '사랑탑'을 이뤘다"고 평했다.

 

김선주 문학평론가(건국대 교수). 정소성 소설가(단국대 명예교수)의 심사평에서 “ 「사랑행전」은 탄생과 죽음, 그리고 삶이란 삼중주의 세계를 통해 그곳에서의 인간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글쓴이는 이 삼중주가 지닌 의미를 사랑과 진실한 열정에서 발굴하고, 우리에게 인간학이란 문학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여타의 학문이나 예술에서처럼 문학의 궁극이 인간적 초극에 있다고 볼 때, 한계를 모르는 사랑의 행위만큼 자명한 진리란 무엇일까”라고 전제하고, “이 작품에서는그러한 사람의 문제를 풀어내려는 인간이 씩씩하게 삶을 통과한다.

 

그의 종착지에서 ‘탄생, 죽음, 삶’이 탄생, 죽음, 사랑‘으로 즉 산다는 것은 결국 ’사랑에의 열정‘이란 진리가 드러난다.” 고 작품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선정 결론으로서 “ 김선기 당선자의 지붕까지 잡초가 무성한 배고픔과 허무의 세계에서 진실한 찬양과 헌화의 사랑, 다시 말해 어떤 허영도 전략도 존재치 않는 투명한 사랑의 스토리텔링에 갈채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김선기 당선자는 “ 팔순을 토 달고 사는 나이에 신인작품 당선 소감을 쓰려니까 체면이 얼른 눈치 채고 잽싸게 타임머신을 작동합니다. 그러니까 오륙 십년 전 신춘문예와 문예지에 음모하고 밀려날 때마다 그러려니 하면서 당선자의 당선소감만은 꼭꼭 챙겨 읽었습니다. ...

 

위험한 모험을 무릅쓰고 엄청 늦깍이를 뽑아주신 분들께 머리를 조아립니다. 문학과 의식을 섬기는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처럼 저도 여신 사자 꿈을 꾸는 것으로 보답할 생각입니다.“라고 당선 소감을 피력했다.

 

김선기 목사는 전주 호남성결교회를 개척해 34년간 목회하고 은퇴했으며 성결교신학대학원 교수와 한국기독교청소년협회 이사장, CBS전북방송 운영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NEWS

더보기

배너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