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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웃는 인생사, 노래와 삶-①

노래 속에 희로애락이 담겨... 삶의 외로움 달래는 트로트
우리 문화와 역사 담긴 트로트, 뉴시니어들의 감성자극 인기폭발

최근 TV조선에서 방영된  ‘미스 트로트’와 ‘미스터 트로트’ 경연으로 트로트 가수들인 송가인 홍자 김소유 김나희 정미애 두리 숙행 정다경 박성현 김희진 강예슬 하유비가 떴고, 미스터 트로트 가수로는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가 최종 선발되자 트로트 열풍은 대한민국을 완전히 접수해 버렸다.  이들 남녀 트로트 가수가 출현하면서 국민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지금 대한민국은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다. 트로트는 뉴시니어나 실버세대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2030 세대들 까지도 트로트 가락에 반해 있다. 트로트와 함께 살아온 원응 문학평론가(‘시와 세계’ 추천완료, 이치란 박사)의 유려한 필치로 노래와 삶을 주제로 가요와 트로트의 모든 것을 엮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음악은 1만 년 전 주술(呪術)과 마술(魔術)에서 시작 되어
동물의 소리 모방하고 춤 동작에 맞추려고 소리로 흉내반복
음악은 소리를 재료로 한 시간예술, 문화발전의 총체적 원동력 
보존. 표기는 악보를 사용, 노래 작사 작곡 연주 악기와 함께 

 

우리의 삶에 노래가 없다면 사는 것이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노래가 있어 삶이 외롭지 않고 애환을 달래면서 모진 세파를 헤쳐 나가는 묘약이 되니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들으면서 서로 웃고 우는 연극 같은 인생사를 연출하고 있다.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어도 어딘가 허전한 것이 인생사의 한 단면이다. 이럴 때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들으면서 즐거워하고 삶에서 오는 피로를 풀고 근심걱정도 잠시 잊으면서 또 다른 삶의 원동력으로서 심신의 배터리를 충전한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대한민국 시대의 국민 가수 남인수를 기억한다. 그의 많은 노래가운데 ‘인생선(人生線)’이란 노래가 있다. 1942년 조명암(1913년 11월 10일~1993년 5월 8일 본명 조영출)이 작사하고 이봉룡(1914~1987)이 작곡했다. 남인수가 애절하게 불러서 히트한 노래다. 지금 들어도 너무 가슴에 와 닿는 노래 말이며 흐르는 곡조와 기타반주와 간주는 잠시나마 꿈인지 생시인지 사람의 마음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인생선>을 부른 가수 남인수 
 
똑 같은 정거장이요 똑 같은 철길인데
시름 길 웃음 길이 어이한 한 길이냐
인생이 철길이냐 철길이 인생이냐
아득한 인생선에 달이 뜬다 해가 뜬다.

 

똑 같은 시그넬이요 똑 같은 깃발인데
고향 길 타관 길이 어이한 한 길이냐
인생이 철길이냐 철길이 인생이냐
아득한 인생선에 비가 온다 눈이 온다.

 

사나이 옷고름이 바람에 나부낄 때
연기는 꾸불꾸불 희망의 깃발이냐
인생이 철길이냐 철길이 인생이냐
아득한 인생선에 밤이 온다 꿈이 온다.

 

 

이 노래 속에는 인간의 모든 것이 그대로 녹아 있다. “똑 같은 정거장이요 똑 같은 철길인데, 시름 길 웃음 길이 어이한 한 길이냐”이라는 이 가사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묻어나고 녹아있다. 누구에게나 똑 같은 정거장이요 똑 같은 철길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시름 길도 되고 웃음 길도 되는 것이다.

 

“인생이 철길이냐 철길이 인생이냐, 아득한 인생선에 달이 뜬다 해가 뜬다.”라고 한 것은 인생과 삶과 철학이 들어 있다. 인생이 살아가는 것은 철길처럼 끝없이 달려가면서 시름과 웃음을 동시에 맛보기도 하고 달래면서 가야만 하는 길이다. 인생길도 마찬가지다. 시름과 웃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또한 인생이며 밤도 오지만 꿈도 오는 것이다. 고달픈 삶속에서도 꿈을 갖고 희망을 갖자는 것인데,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일제 강점기다. 일제치하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 말속에서 우리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엇갈린 삶의 운명이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똑 같은 정거장이요 철길이지만 누구에게는 웃음 길이지만 또 누구에게는 시름길이라는 것은 바로 당시 우리 민족이 처해 있는 상황을 노래로써 말해주면서 위안을 주는 노래이다.

 

작사가인 조명암은 한 때 금강산에서 승려생활을 하기도 했다. 금강산 유점사에 있을 때는 법명이 운탄(雲灘)이었다. 운탄은 ‘구름과 물’이라는 의미인데, 운수(雲水)와 같은 뜻이다. 불교에는 운수납자란 말이 있는데, 구름처럼 물처럼 어디론가 정처 없이 인생과 삶이란 인간존재의 실상과 우주철리의 궁극적 실재(實在)를 찾아다니는 수행자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는 만해 한용운스님이 아끼는 제자이기도 했는데, 약관의 나이에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 작품 활동을 했으며 대중가요 작사가로 활동했다.

 

심금을 울려주는 노래가 한 곡 나오려면 ‘작사 작곡 가수’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져서 듣는 자들로 하여금 가슴에 뜨거운 파동이 일어야 한다. 노래는 종합예술인 것이다. 우리는 대개 가수만을 생각하지만, 히트곡이 한 곡 나오려면 가사가 첫째 좋아야 하고 다음엔 곡이 나와야 하고 마지막엔 소리로써 이런 가사와 곡을 잘 표현해 내는 소리예술이 마무리되어야만 한다.

 

작곡가 이봉용은 목포 출신으로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의 오빠였고, 여동생 이난영을 가수로 데뷔시켰다. 이봉룡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 남인수의 〈낙화유수〉와 〈남아일생〉 등을 작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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