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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식약처 엇갈린 행보, 소비자 '울고' 식품산업 '위축'

당면 알루미늄 위해성 놓고 혼선..."EU기준보다 9배 높아" VS "안전한 수준"

시중 당면 제품 등에 함유된 알루미늄의 위해성 여부를 놓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또 다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17일 국내에 시판 중인 대부분 당면의 알루미늄 함량이 유럽 연합(EU)의 기준보다 최대 9배 높다는 내용의 시험·평가 분석 자료를 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밀가루, 커피, 당면 등 106개 제품을 대상으로 알루미늄 함량을 조사한 결과 104개 제품에서 알루미늄이 검출됐다. 이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설정한 면류 제품의 알루미늄 수입·통관 기준인 10㎎/㎏을 최대 9배 웃도는 수치다.


당면을 주원료로 하는 김말이, 만두 등 분식류 제품군의 알루미늄 함량은 평균 44.72㎎/㎏으로 유럽 연합 기준의 4배를 웃돌았다.


소비자원은 알루미늄 섭취로 인한 잠재적 부작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알루미늄 함량이 높게 나타난 베이킹파우더, 당면 제조업체 등에게 알루미늄 함량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권고했으며 식약처에 ▲식품 유형별 알루미늄 잔류 허용 기준을 마련하고, ▲알루미늄 함유 식품첨가물 대표 명칭 및 용도 표시 의무화 등의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식약처가 발끈했다.


식약처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함께 운영하는 국제기준인 코덱스(CODEX) 기준은 생파스타·국수류에 대해 알루미늄이 포함된 명반(황산알루미늄칼륨)을 300mg/kg이하로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면의 함량은 CODEX 기준의 31.4% 수준에 그치고 한국인의 평균 알루미늄 섭취수준은 잠정주간섭취한계량(PTWI) 대비 31.8%로 안전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원래 식품의 위해성 등에 관련된 국제기준은 코덱스를 가장 우선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소비자원의 근거 기준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알루미늄은 중금속과는 달리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돼 식품섭취로 인한 위해성 여부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금속상태이냐, 이온상태이냐에 따라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판이하게 다르다"며 "신경계통 질환을 유발하는 알루미늄은 금속상태인 알루미늄을 말한다.  베이킹파우더 등에 첨가돼 있는 명반(백반)의 알루미늄 성분은 보통 가정에서 주로 보는 쿠킹호일과 같은 금속성분이 아닌 물이나 음료같은 곳에 들어 있는 이온상태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온상태로 존재하는 금속들은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며 "이온은 물에 매우 잘 녹는 물질이기 때문에 대부분 소변이나 땀을 통해서 배출이 된다"고 했다.


소비자원과 식약처의 입장 차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에도 시판 중인 일부 모기기피제 성분의 유해성을 두고 의견 대립을 벌였고 총리실의 질타를 받고 소비자원이 뒤늦게 입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소비자원이 2주 만에 입장을 정정했지만 '가짜 백수오' 사태에 이어 식약처와 소비자원이 생활용품 유해성에 대해 엇갈린 입장으로 대립하면서 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민안전과 관련된 국가기관 발표는 소비 등 일상생활의 중요 판단기준이 되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치는 등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가짜 백수오' 사태 때에도 소비자원과 식약처는 이엽우피소의 위해성 여부를 놓고 소비자원은 "해롭다", 식약처는 "해롭지않다"며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며 대립했다. '백수오 건강식품 관련 부작용 사례'를 발표하겠다던 소비자원은 예정 발표일 하루 전날 돌연 발표 일정을 취소하는 등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국회에는 소비자원이 취득사실을 공표전 해당 기관과 협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새누리당 새누리당 김명연(안산단원갑) 의원은 지난 11월 한국소비자원이 업무수행 중 취득한 사실을 공표할 경우 사전에 식약처 등 중앙행정기관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개정안은 소비자원이 업무수행 과정 중 취득한 사실을 공표할 경우 사전에 관련된 중앙행정기관과 반드시 협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검사 기관간 이견 발생으로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에 내용을 통지해 의견을 듣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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