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니어 = 노태영 기자]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은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과 순종–순정효황후 가례 12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전 더 하이브리드와 안동별궁, 시간의 겹을 동시에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28일부터 박물관 전시1동과 3동에서 대규모로 선보이는 이번 두 전시는 공예가 시대·장소·국가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존되고 확장되는 양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전시1동 3층에서 열리는 더 하이브리드전은 1886년 수교 이후 한국과 프랑스가 ‘공예’를 매개로 이어온 문화 교류의 역사에 주목해 개항기를 전후로 전통과 근대, 동양과 서양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전환기 공예’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공예가 당시 외교와 교류의 매개이자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시각 언어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고종의 외교 선물과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참가 등을 계기로 국내외에 흩어졌던 대한제국 공예 유물을 120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공예박물관은 전했으며,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유물은 총 17건, 국가유산으로 지정·등록된 문화유산은 총9건에 달해 관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해외에서 온 공예 유물은 총24건(프랑스 유물 23건, 독일 유물 1건)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로텐바움박물관 소장의 말총으로 만든 서양식 모자를 비롯해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 국립세브르도자박물관, 파리 국립기술공예박물관 소장의 주요 유물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다.
특히 1905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해외에 알린 미국인 교육자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1863~1949)에게 고종이 하사한 것으로 전해지는 대형 나전칠 삼층장, 명성왕후가 호러스 알렌(Horace N. Allenk, 1858~1932)의 부인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부채, 의료 선교사 언더우드(Horace G. Underwood, 1859~1916)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며 하사한 정교한 순금 팔찌 등은 공예가 외교적 교류와 개인적 관계 속에서 기능했던 당시 시대 양상을 잘 보여준다.
공예박물관과 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관장 고성아(아카타) 수녀)이 협력한 안동별궁, 시간의 겹전은 전시3동 3층에서 관람객을 맞는 가운데 공예박물관이 자리한 안동별궁 터의 역사를 바탕으로, 1906년 이곳에서 순종(당시 황태자)과 가례를 올린 순정효황후(1894-1966)와 이후 1948~1955년 이곳에서 말년을 보낸 의왕(1877-1955) 부부의 황실 복식 유물을 함께 조명한다. 이를 통해 한 장소에 축적된 시간과 기억이 공예를 매개로 시대를 초월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왕이 1906년 왕으로의 책봉식에서 착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원유관 진본이 2013년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과정에서 선보인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박물관은 국가유산의 보호와 영구 보존을 위해 원유관을 단 6일간만 한정 공개한다.
이번 두 전시 모두 동시대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시의 맥락을 확장하고 대중의 관심을 높일 예정이다.
더 하이브리드에서는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패로딘이 태극과 사괘의 원리를 바탕으로, 그만의 기하학적 추상 작업에 근대 도자의 진열 구조를 결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안동별궁, 시간의 겹에서는 권민호 작가가 드로잉과 영상을 결합한 작업을 통해 안동별궁에서 풍문여고, 그리고 오늘날 박물관에 이르는 공간의 변화를 하나의 풍경으로 중첩시키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시간의 층위를 시각화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이번 전시는 과거의 시공간에 놓여 있던 공예가 다시 현재의 우리와 만나 새로운 의미와 역사를 만들어내는 자리”라며, “공예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세계를 연결하는 깊은 사유의 시간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