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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금동미륵대불' "순금 아니지만 진짜다?"

전통기법 순금대신 독일산 골드펄 '인조금' 도색
원로스님.불자 "문화재적 가치 상실" 지적 분노

동양 최대 규모로 알려진 대한불료 조계종 제5교구본사 속리산 법주사의 청동미륵대불이 인조금을 사용했다는 논란 속에 지난 17일 법주사는 '금동미륵대불 개금불사 회향법회'를 열었다.


이날 법회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이시종 충북지사,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노영민 국회의원, 법주사 신도, 불교계인사 등 5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수많은 불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법회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이내 곳곳에서 스님들과 불자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동미륵대불이 금동미륵대불로 15년 만에 옷을 갈아입었지만 이는 순금을 이용한 전통기법이 아닌 인조금으로 도색했다는 것에 따른 불만의 소리였다.


금동미륵대불 불상표면을 일정한 두께로 갈아낸 뒤 그 위에 7~8미크론 두께로 순금대신 골드펄이라고 불리는 인조금을 도색했다.


한 스님은 "가짜 금으로 청동미륵대불의 문화재적 가치가 상실됐다"며 "이건 국민대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스님은 "개금불사 비용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본지 취재원이 이번 논란에 대해 묻고자 주지스님에게 다가가려고하자 보안 요원의 과잉진압으로 몸싸움까지도 벌어졌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법주사는 금동미륵대불이 가짜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법주사 교무국장(지견 스님)은 "최종 5차례 개금불사 추진위원회 회의를 통해서 2014년 8월 24일 개금부사 총 도감에 무상 큰스님, 부도감에 석담스님을 위촉하고 개금불사 자문위원회에 최응천 교수, 정광연 교수, 성용사 대표인 원광스님 위촉함과 함께 권대열, 정동운 문화재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서 손용근 단청장의 직영 문화재를 시공사로 선정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의 과정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지, 주지스님이 개인으로 혹은 여기 모인 소임자들이 독단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논란에 되고 있는 공법에 대해서는 "독일산 골드펄를 사용해 사계절 자연환경에 오랜 세월동안 지속할 수 있는 우레탄 코팅작업인 에어리스 분사를 6회 도포하는 공법으로 결정해 2014년 11월 15일 개금불사를 시작했고 2015년 4월 개금불사를 최종마무리하고 10월 17일 점안식과 함께 개금불사를 회향 봉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순금은 아니다"고 밝히고 "독일산 골든펄를 사용한 개금의 과정이다. 그것을 가짜다 진짜다라고 말하는 것은 틀린 얘기"라고 덧붙였다.


순금을 이용한 전통적인 기법을 이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외국에서는 순금을 고집하지 않고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공법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중에 하나가 저희가 선택한 공법"이라고 설명했다.


교무국장은 금동미륵대불이 진짜라고 강조하면서도 금이 몇 %인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속리산 법주사 금동미륵대불은 신라 혜공왕 12년 진표율사가 7년간의 노력 끝에 조성됐다. 조선 말 흥선대원군의 당백전 주조를 위해 몰수됐던 미륵대불은 1939년 한국근대조각의 선구자 김복진 선생이 독립의 염원을 담아 시멘트 불상으로 복원됐다.


이후 법주사는 1990년 시멘트 미륵대불을 해체하고 국비 5억원, 충북도비 3억원, 고 정주영 현대그룹회장 2억원, 35억원은 37만명불자의 시주를 받아 청동 160톤, 주석 16톤, 아연 3톤으로 청동미륵대불을 세운 뒤 2002년 불상 전체를 금으로 치장했다.


그러나 표면의 녹과 오염물질, 풍화작용에 따른 탈색 등으로 인해 지난해 9월부터 불자들의 시주금 등 약 7억원을 투입해 골드 펄이라는 인조금으로 덧칠해 다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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