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풍의 산정도시 바나힐스 국립공원 다음 날에는 바나산 국립공원으로 이동했다. 더운 나라에서 이렇게 깊고 높은 산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산꼭대기에 테마파크와 호텔, 대형 사찰과 불상이 있다는 것은 방문자들을 더욱 놀라게 할 뿐이다. 바나산 국립공원은 다낭에서 약 40km 떨어진 해발 1500미터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150년 전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했던 시절에 휴양지로 개발된 곳이라고 한다. 바나나나무가 많아 바나힐스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바나산 케이블카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높이 올라가는 케이블카로 기네스북에 등재가 되어 있다고 한다. 케이블카의 길이가 5km로 편도 운행에만 15분이나 걸린다. 케이블카 타는 시간이 길어서 주변의 경관과 밑으로 산을 내려다보면서 함께 탄 관광객들과 여담을 나누며 여행의 분위기를 살리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케이블카 아래로 널따란 암벽이 나타나자 한 친구가 ‘옛날 월남전 때 저기서 유격훈련을 했지!’ 하고 농담을 했는데 모두들 진짜로 알아듣고 대단하다며 치켜세우자 우리는 서로 눈웃음 짓기도 했다. 케이블카에서 처음 내린 곳은 골든 브릿지라는 다리 조형물이 산을 둘러싸고 있는 곳이었는데 커다란 두 손으로 황금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났을 무렵 평소 잘 지내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사의 3박5일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베트남 다낭을 다녀왔다. 마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장소를 다낭으로 제의한 적이 있어 다낭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베트남은 초행길이자 친한 벗들끼리의 여행이어서 기대감과 다소 들뜬 분위기 속에서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5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자정 가까이 다낭 공항에 내렸을 때는 동남아 국가가 다 그러하듯 허접한 공항청사에 더위를 알리는 우거진 야자수가 청사 문 앞에서부터 우리를 반기기나 하듯 얼기설기한 이파리들을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오직 다낭에서 믿는 이라고는 여행 가이드뿐인 우리 일행은 가이드가 들고 있는 피켓을 보고 그를 따라 버스에 올라 그리 멀지 않은 호텔로 향했다. 다낭은 베트남에서 네 번째 큰 도시로 한때 북베트남의 사이공이라 불릴 만큼 경제적으로 번창했으며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주둔지로 알려져 있다. 19세기경에는 프랑스 식민정부의 중요 항구이자 휴양지였고, 고대에는 참 족의 근거지로 알려진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다낭 주변의 주요관광지로는 옛 도시 호이안의 시가지, 마블마운틴,
서울에는 아직도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벌써 남녘에는 매화가 피었다는 꽃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봄을 알리는 꽃으로는 단연코 매화가 으뜸이다. 매화 중에서도 홍매화가 진한 붉은 색을 띄면서 주변에 향기를 발한다면 거기에 견줄만한 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추운 겨울이라고 모두가 움츠리고 있는 때에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절개를 뽐내는 매화야 말로 꽃 중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두고 조선시대 시인 상촌 신흠선생은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 不賣香)라고 노래하지 않았던가? 전국의 매화 명소로는 양산의 통도사와 원동마을, 산청의 산천재와 남사마을, 김해의 김해공고, 구례의 화엄사, 순천의 선암사, 광양의 매실마을 등이 있다. 매화는 1월 말부터 3월까지 피고 있어 사진가들은 양산 통도사를 비롯하여 구례의 화엄사, 순천의 선암사 등에 출사하여 아름다운 매화를 담기에 분주한 계절이다. 양산 통도사와 산청의 남명선생 산천재, 구례 화엄사는 고목에서 피어나는 홍매화가 일품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아래 사진은 양산 통도사와 구례 화엄사에서 담았는데 사찰을 배경으로 매화나무 전체를 촬영해
겨울에 촬영할 수 있는 여러 풍경 중에서도 겨울들판의 진객인 두루미가 과연 으뜸이다. 눈 내리는 날에 두루미가 허공을 오르내리는 장면이나 맑은 날 일출과 함께 비행하는 장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줄지어 비상하는 장면도 보기가 좋고 땅 위에서 서로가 날개 짓을 하며 춤을 추는 장면은 더욱 일품이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생명체 중에서 평소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하는 두루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오래 추억할 수 있는 것은 사진을 찍는 사람만이 누리는 보람이자 특권이다. 두루미는 몽골 동부, 우수리, 중국 동북부, 일본 북해도 동북연안에서 번식하고, 한국, 중국 동남부에서 월동한다.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로 10월 하순에 한반도에 도래하며 3월 하순이면 다시 북으로 날아간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기종(EN)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202호이며 세계적으로 북미 흰 두루미 다음으로 희귀하다. 생존 개체 수는 채 3천 마리가 되지 않으며 일본 북해도에 약 1,200여 마리 텃새로 정착하고 국내에서는 강원 철원, 경기 연천, 파주, 인천 강화도 남단, 그리고 순천 등지에 1,000여 마리가 규칙적으로 도래하는 겨울철새이다. 철원평야는 국
기해년 새해 아침에 떠오르는 첫 일출을 덕유산 팔각정에서 맞이했다. 아래 사진은 덕유산 향적봉의 팔각정에서 스키장이 있는 동쪽을 바라보고 촬영한 일출이다. 태양은 매일 뜨고 지지만 일출은 하루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 일출은 새로운 시작이나 새로운 희망 등의 의미를 주고 특히, 연초의 일출은 한 해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하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날의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의 일출명소를 찾아가곤 한다. 올 해도 예외 없이 동해안 등의 바닷가를 찾거나 명산에서 해맞이를 위해 가는 사람들로 전국의 일출명소가 붐비고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가 빠지는 바람에 교통이 막혀 불편을 겪기도 했다. 송구영신 보신각 종소리가 울리는 자정이 넘은 후 서울에서 차로 출발하여 덕유산에 있는 무주 스키장에 4시 넘어서야 도착했다. 향적봉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평일에는 9시부터 출발하고 있으나 새해 첫날은 일출을 보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6시부터 운용되고 있었다. 매표소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어 거의 7시에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케이블카에 내렸을 때 산 전체가 온통 안개로 뒤덮여 있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오늘 출사는 실패라고 단정을 하고 팔각정
무술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며칠 남지 않은 올 해의 달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바쁘게 지나온 일 년의 출사 나날들을 반추해 본다. 봄 동산에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게 피어나는 매화와 복숭아꽃, 목련을 보러가고, 임실 붕어 섬 위의 국사봉을 헉헉거리며 밤중에 올라가 안개가 피어나길 맘 졸이면서 기다리며, 그 뜨겁던 태양열이 대지를 달구어도 물속에 뿌리를 담근 채 예쁜 꽃을 수면 위로 피우던 수련과 백련, 홍련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땀으로 범벅이 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 데 벌써 겨울의 한 복판에서 세모를 보내고 기해년 새해를 맞이한다. 지난번의 사진은 연말을 맞아 강화도 장화리의 일몰을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새해를 맞이하며 동해의 일출장면으로 울산의 강양항에 떠오르는 일출을 소개하고자 한다. 위에 소개된 사진은 비록 오메가 일출이 아니지만 바다 위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에 멸치잡이 어선과 갈매기들이 서로 어울려 갓 솟아난 태양 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초점을 선박에 맞춤으로써 주변을 나는 갈매기들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해가 바다를 솟구쳐 오를 때는 빛이 어두워 섬이나 갈매기 등의 부제가 희무끄레하나 어느 정도 해
오메가 일몰을 서울에서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은 인천 일대의 바닷가이다. 그중에서도 일몰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곳은 강화도 낙조마을인 장화리이다. 통상 카메라를 처음 사서 찍는 풍경사진은 황홀한 노을과 함께 하는 바다의 일출과 일몰로 생각된다. 위의 사진은 섬에 가리지 않고 바다 수평선을 바로 넘어가는 태양의 모습으로 섬의 나무에 초점을 맞추어 만조 시에 촬영한 오메가 일몰 장면이다. 낙조마을의 바다는 물이 빠지는 간조 때가 되면 섬 앞까지 개펄이 질펀하지만 물이 차는 만조가 되면 바닷가에 쌓아놓은 제방까지 물이 밀려와 출렁거린다. 삼대가 적선을 해야만 볼 수 있다는 오메가 일몰이나 일출은 좀처럼 보기가 힘들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자동차로 달려야 도달할 수 있는 장소이므로 해가 지기 한 시간 전에 넉넉하게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촬영준비를 해야 한다. 섬 주변에 해를 가까이 두고 촬영하는 시기는 겨울철로 다른 계절에 가면 이와 같은 장면을 담을 수가 없다. 사진을 빛의 예술이라고 부른다. 빛도 종류가 여러 가지이다. 약한 빛과 강한 빛 그 중에서도 부드러운 빛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설레게 하고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밤
만해 한용이 거처하고 전두환대통령부처가 칩거했던 백담사에는 단풍이 짙게 물들고 가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용대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바라보는 양옆의 산과 시냇가에도 단풍이 불게 타오르고 있다. 단풍은 절을 지나 멀리 보이는 구곡담계곡, 가야동계곡, 백운동계곡까지 그 아름다움이 극치로 치달으며 백담사 앞에는 내방객들이 소원을 빌며 쌓아올린 돌무덤들이 냇가를 따라 즐비하게 줄지어 서있다.
11월 1일은 세계할랄데이이다. 올해로 5회째가 되는데 무슬림국가가 아닌 한국의 서울에서 각국의 무슬림종교지도자와 무슬림국가에 상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인들 그리고 외국 바이어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 행사가 어제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오프닝행사, 세미나가 열렸고 오늘까지 할랄상품전시회가 개최된다. 세계 57개 무슬림국가들은 정부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의 대상국가들로18억 무슬림 인구의중동과 동남아 그리고 중앙아시아국가들이다. 그래서 당초에는 방송, 언론, 정부 관련부처 등에서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가 예상되었으나 행사장에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더욱이 무슬림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의 불참과 오기로 한 국가원수 등의 불참은 대회 주최 측에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역시 무슬림종교에 대한 우리사회의 편견과 반감을 방송이나 정부에서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한반도에 사드배치로 중국에 대한 수출길이 어려워지자 그 활로를 중동과 동남아 그리고 중앙아시아로 개척하고자 한 것이 소위 신남방, 신북방정책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국가들이 무슬림국가들로 이들은 율법으로 정해
올 여름 그 무성하던 초록나무들이 더위에 지친 나머지 가을을 맞아 노랗고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몽유병환자가 환상을 쫓으며 집을 뛰쳐나와 어디론가 사라지듯이 이 가을에 들로 산으로 정처 없이 발길 닿는 대로 한번 떠나보면 어떨까? 가을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이 밀려오는 계절이다. 시인 박인환은 가을에 인생의 외로움을 시로 노래하고 있다. 누구나 익히 아는 ‘목마와 숙녀’라는 시 한 구절이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가을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우는데~~” 또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에서는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가을에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한다. 이 가을에 우리도 자연을 찾아 시를 읊조리는 시인이 한 번 되어보자. 지난 추석연휴